학회소개

27기 학회장 이정현


안녕하세요. SoME 27기 학회장 이정현입니다.


최근 몇 년간 경제 불확실성으로 인해 많은 가계 부담이 지속되고 있는 요즘입니다. SoME은 다양한 분야의 소상공인 분들을 돕고자 하는 대학생들이 모여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하는 학회입니다. 정기 교육을 통해 학회원 분들이 실제 소상공인 컨설팅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돕고, 활동의 끝까지 함께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구축합니다. 20대만의 새로운 시각으로 전략을 제안하고 직접 실행하며, 우리의 도움이 닿는 데까지 그분들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합니다.


제가 활동하면서 느꼈고, 또한 만들어 나가고 싶은 SoME은 '함께 의논하며 나아가는 즐거움을 알려주는 곳'입니다. 타인의 어려움에 진심으로 공감하고 협업하고자 하는 다양한 학교의 대학생들이 모여 각양각색의 여러 결과물을 만들어나가는 과정을 통해 많이 배웠습니다. SoME은 좋은 사람들과 함께하며 삶의 행복한 경험을 남길 수 있게 만들어주는 감사한 학회입니다. 제가 따뜻함을 전달받은 만큼 다음 기수 학회원 분들에게도 함께하는 즐거움을 나누기 위해 학회장에 올랐습니다. 진심으로 애정하는 마음과 열정은 주변으로 전파된다는 말을 믿습니다. 서로를 믿고 같이 나아갈 수 있는 학회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계신 소상공인 분들을 만나 좋은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SoME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살면서 마주하며 그저 지나쳤던 다양한 업장들에서 처음으로 손님이 아닌 동업자의 입장으로 함께하는 경험은 새로운 삶의 시야를 틔워 주었습니다. 소상공인 분들께 가까이 다가가 마음을 나누고 고민하는 시간을 통해 저희를 믿어주고 기다려주시는 이분들께 도움이 되어드리고 싶다는 생각이 너무나도 크게 들었습니다. 소상공인 분들께서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문제를 색다른 시선으로 해결해보는 가치는 정말 크다고 생각합니다. 혼자 모든 일을 헤쳐나가야 하는 사장님들의 책임감과 고단함을 전부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함께 고민하고 노력하는 진심은 결국 닿는 것 같습니다.


단순히 본인의 커리어를 쌓기 위한 학회 활동이 아니라, 경험을 통해 성장을 이루고 싶은 대학생 분들과 함께하는 학회를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27기 운영진은 학회원 개개인의 성장을 위해 보다 양질의 많은 기회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드립니다. 창립 이래 14년이 지난 지금도 SoME은 소상공인의 뒤에서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 위해 한결같은 비전과 미션으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이제까지 활동했던 역대 기수 분들의 기조를 이어받아 더 깊고 넓게 활동하는 SoME이 되겠습니다.


SoME은 대학생 컨설턴트인 모든 학회원 분들과 대한민국 경제의 뿌리인 소상공인, 이 둘의 가치를 모두 빛내주는 존재입니다. 앞으로 SoME은 이 빛이 꺼지지 않도록 유지해 주실 학회원 분들을 기다리며, 마음을 다해 항상 달리고 있겠습니다.


Society of Microfinance for Everyone, SoME

27기 학회장 이정현 드림


창립자 홍정우 대표


“대학생활 중 여러분들의 가슴을 가장 울컥하게 했던 일이 무엇인가요?”


대학 새내기가 된 어느 봄날, 그날도 교문 앞에서는 전경들이 출입을 막고 학생증을 검사하고, 가방을 열어 소지품을 확인하고 있었습니다. 일상이 된 부당함 속에서 그것이 부당한지도 모르고 귀찮다고만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그날 하필이면 제 앞에서 법대생 한명이 전경들에게 소속과 이름을 밝히라며, 등교를 방해하는 불심검문은 불법이라고 침착하고 당당하게 외치다가 진압봉으로 마구 두들겨 맞고 질질 끌려갔습니다. 그날 학교에서는 그 법대생을 석방하라는 시위에 참여할 학생을 모았고, 저는 그날 처음 데모에 참여해 경찰서까지 행진하고 목청이 떠나가라 석방을 요구하였습니다. 부당함에 맞서는 평범한 한 학생의 용기를 본 그날이 제가 소위 8학군이라는 온실 같은 세상에서 나와 처음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 눈뜨게 된 계기였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스스로와 세상에 대한 고민 중에 야학동아리에 가입하여 성북동 한진아파트 산꼭대기에 있는 판자촌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2년째 가르치며 아이들과 함께 조금씩 성장하고 있던 그 때, 산동네 재개발에 성공한 그 아파트는 꼭대기에 자리잡고 있는 판자촌이 눈엣가시였고, 호시탐탐 철거를 시도하였습니다. 하지만 그곳은 미술선생님이 꿈인 5학년 민지가 막노동을 하는 홀아버지와 함께 살아가는 유일한 안식처였고, 간호사가 꿈인 3학년 새암이가 야학선생님들과 술래잡기를 하며 몰래 숨는 곳이자, 마을 사람들의 유일한 전화인 공중전화 박스가 있는 곳이기도 했습니다. 그런 그곳이 결국은 쇠파이프를 든 철거깡패들에게 부숴지고 어린 학생들도 모두 쫓겨나 졸지에 저는 학생들을 잃어버린 선생님이 되었습니다. 더 부끄러운 기억은 그 철거깡패에 맞서기 위해 나서는 동아리 선배들과 달리 저는 쇠파이프를 든 용역깡패가 무서워 슬그머니 도망가 버린 것입니다.



그날의 부끄러움은 정말 오래도록 깊숙이 제 가슴 속에 남아 있었습니다. 졸업을 하고 은행생활을 하면서 너무 힘든 어떤 날이면 그냥 퇴근 후 모든 게 철거되어 사라진, 덩그라니 남은 공중전화 박스 앞에 가서 아이들과 함께 했던 날들을 생각하며, 함께 서서 버텨주지 못한 미안함을 삼키며 이제는 대학생이 되어있을 나이가 된 아이들이 그때의 꿈을 이뤘기를 하느님께 기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일들을 겪어내며 20대의 저는 절망하고 분노했습니다. 막대한 조직과 세력을 갖춘 대기업 강성노조의 시위현장에는 너나할 것 없이 힘있는 진보 정치인들이 함께하여 목소리를 높여주면서. 정당한 등교권을 보장해 달라던 한 대학생이 야만스런 공권력에 짓밟혀 끌려가도, 그 자리에서 수십년 살아온 판자촌 주민들이 깡패들에게 두들겨 맞고 쫓겨나도, 왜 이런 힘없고 득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소수가 겪는 부당함과 아픔에는 관심을 기울여주지 않는지 가슴으로 받아들이기가 어려웠습니다. 

 

생각해보면 너무 뽀족하게 날이 선 채 살았습니다. 상식은 이데올로기와는 거리가 멀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이데올로기가 기를 쓰고 억압하려는 것임을 깨닫고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유학을 떠나서도 어떤 이데올로기나 구분에서 자유로운 한 젊은이의 당연한 상식으로 그저 소외된 분들과 연대하고 함께 서있어 드릴 수 있는 길들을 선택하고자 항상 용기를 냈습니다. 다시는 부끄럽고 싶지 않았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모든 것의 시작이 제 무도함을 깨우쳐준 스무살 어느 봄날, 교문 앞에서 벌어진 그 일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은행생활 중 용기 내 시작한 SoME학회가 어느덧 15년이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에 자영업자가 550만명이나 되고 그들이 부양하는 가족까지 따지면 국민의 30% 정도가 자영업으로 생계를 꾸려가지만, 5년 내 절반이 폐업에 직면하는 현실은 여전하고, 그럼에도 이분들의 작은 업을 살려내기 위해 같이 고민하고 발로 뛰어 줄 효과적인 서비스 체계가 없는 현실은 변함이 없습니다. 그런 현실을 바꿔보고자 SoME학회가 15년 동안 300여곳의 업장에서 아무런 대가없이 흑자전환 전략을 수립하고 실제로 그 해결책들을 발로 뛰어 실행시켰던 이야기 하나하나에 담긴 감동들을 저는 기억합니다.  


앞으로 SoME학회에 첫발을 내딛는 분들께는 대학생활 중 가장 울컥하는 경험의 시간이 되시길, 그래서 앞으로 나아갈 세상에서 무슨 일을 하든, 어느 진영에도 속하지 않고 그저 가장 어려운 분들의 곁에 함께 서서 힘이 되어 줄 수 있는 세상의 기둥들이 되어주시길 기원합니다. 그리고 언젠가, 대한민국의 어려움을 겪는 모든 소상공인 분들이 무상으로 훌륭한 컨설팅 서비스를 받으실 수 있게 되길 희망하며 SoME학회가 그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합쳐 용기를 냈으면 합니다.  


                                     스무살 봄날의 그날을 기억하며..

                                             2024. 6. 15



아무런 대가없는, 수많은 희생으로 SoME학회의 기초를 만들어준 BCG출신 와튼 동기 김선, 역시 BCG출신 와튼 선배 최선화, 하나은행 이정세 단장님, 김승유 회장님, 이제 하늘에서 지켜보실 아버지와, 무엇보다 정말 어려운 소상공인분들과 가족들의 삶이 담긴 컨설팅 현장에서 젊음의 용기로 헌신해주신 수많은 대학생분들께 진심으로 사랑과 존경하는 마음 전합니다.